해외 자원순환마을 사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국외에서는 자원순환 마을이라는 개념보다는 쓰레기 제로 도시(Zero Waste City)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유럽의 자원순환 NGO단체인 제로웨이스트유럽(Zero Waste Europe)은 매년 유럽 내 쓰레기 제로 도시 사례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현재 8개 사례가 소개되었다. 이 중 이탈리아 카판토리 시(市) 사례를 소개한다.
이탈리아 카판노리(Capannori)
인구 4만7천명이 거주하는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로, 2007년 쓰레기 제로 전략이 시의회를 통과한 후 이후 분리수거율이 2004년 40% 미만에서 82%로 두 배 이상 올라가는 성과를 보였다.
카판노리시가 쓰레기 제로 전략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된 계기는 1997년부터 시작된 쓰레기 소각장 반대 주민운동이었다. 주민들은 소각장의 대안으로 쓰레기 제로 프로그램의 시행을 강하게 요구하였다. 주민들의 소각장 반대운동을 이끈 학교교사 로싸노 에콜리니(Rossano Ercolini)는 시의회를 설득하여 2007년 시의회에서 쓰레기 전략을 채택하도록 하였다. 이 전략에는 2020년까지 매립률을 제로로 하겠다는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2007년 쓰레기 제로 전략 프로그램 채택이후 강력한 문전 분리수거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2010년 도시 전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의 쓰레기 발생 및 분리수거율의 변화를 보면, 쓰레기 발생량은 2004년대비 34%가 줄어들었고, 분리수거율은 82%로 상승하였다. 로마에 있는 라 사피엔자(La Sapienza)대학에서 3개 지자체 (Capannori, Rome, Salerno)의 문전수거 프로그램 주민만족도를 조사했는데, 카판노리시는 분리배출에 주민들 99%가 참여한다고 답했고, 만족도도 94%로 매우 높게 나왔다.
유기성폐기물은 분리배출되면 문전수거를 통해 수거 후 퇴비화 시설로 보내 퇴비를 만들고 있는데, 2010년 공공급식시설에는 퇴비화시설을 설치하여 배출원에서 퇴비화를 하고 있다. 향후에는 주거지역까지 확대하여 유기성폐기물의 수거 및 처리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주민들에게는 가정용 발효기를 사용하여 퇴비화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무료로 발효기를 보급하고 있다. 2,200가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퇴비화 기술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있다. 가정 퇴비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가정에게는 쓰레기 처리수수료의 10% 할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 외에도 재사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1년 람마리(Lammari) 마을에 재사용센터를 설치하여 의류, 신발, 장난감, 전자제품, 가구 등을 수리하거나 중고품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센터에서는 주민들 대상으로 업사이클링 기술도 교육하고 있다. 우유를 셀프 리필할 수 있는 장소를 2곳 설치하여 지역의 농장에서 우유를 직접 공급하면, 소비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가서 직접 우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포장재 사용을 줄였다. 1년 동안 이 시스템을 통해 9만개의 우유병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지역 내 약국에서 천기저귀나 기타 재사용가능한 위생용품을 판매하도록 하고, 지자체에서는 천기저귀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식료품 가게에서는 250가지로 분류된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과 음료를 포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재사용가능한 용기를 가지고 가서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판노리시는 유럽 내 쓰레기 제로의 선두주자로 유럽 내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카판노리 시를 벤치마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