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UN에서 정한 제23회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제3회 새활용포럼 <자원순환 사회를 위한 삶의 방향전환>을 개최했다.
최근 재활용 업체에서의 폐비닐수거 거부와 미세플라스틱 문제 등으로 인해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런 환경 관련한 담론들은 너무나 거대하게 느껴져, 개개인은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제3회 새활용포럼은 ‘과연 우리 일상의 의·식·주생활 영역에서 우리가 바꿔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구체화 시켜보기 위해 진행되었다.
제3회 새활용포럼 - 자원순환 사회를 위한 삶의 방향전환
강보혜/ 사회적기업 (주)터치포굿 인턴
포럼 준비부터 덜 반환경적으로
제3회 새활용포럼은 서울새활용플라자 5층에서 진행되었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지난 5월부터 ‘일회용품 없는 새활용 라이프’ 캠페인을 실천 중이다. 포럼의 성격과 포럼 장소에 걸맞은 행사를 준비하려다보니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카페 업체를 찾기가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일회용품 없는 행사는 텀블러, 손수건 지참 등 참여자들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참여자가 텀블러를 지참해 별다른 불만사항은 발생하지 않았다.
자원순환과 라이프 스타일, 서울의 고민
서울새활용플라자의 강경남 팀장이 <자원순환과 라이프스타일, 서울의 고민>이라는 주제로 오프닝을 열었다. 서울에는 1,000만 인구가 살고, 하루 평균 42,000톤의 쓰레기가 버려진다. 1인당 하루 평균 0.92kg의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은 어떤 것들이 제시되고 있는지 해외사례와 한국사례를 비교해보았다. 또한 이런 상황 가운데 새활용플라자는 어떤 역할을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뤄졌다.
의·식·주생활과 관련한 변화의 움직임들
의생활 관련해서는 세진플러스의 박준영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봉제 업계에 오래 몸담은 그는 의류공장에서 나오는 자투리원단에 대해 고민하다 폐의류 업사이클 활동을 시작했다. 이 날 발표에서 그는 많은 패스트 패션 업체들이 버리는 새 옷 쓰레기들이 제3세계 국가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보여주며 참여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세진플러스는 폐섬유를 활용한 고밀도 섬유 패널을 개발하는 등 의류 관련 업사이클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주생활에 대해서는 이우경 마을공방사이 대표가 발표했다. 마을공방사이는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만들고 공유하는 마을작업장으로, 폐가구를 이용한 목공수업 등 실질적인 기술들을 공유한다. 이 날 포럼에는 지역의 공방활동, 업사이클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식생활부분에서는 독일계 IT기업 이즈잇프레시(Is it fresh)의 마르타 알리나(Marta Allina) 마케팅 총괄자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독일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즈잇프레시는 종이보다 얇은 센서로 음식물의 실제 신선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이 기술이 ‘데이터사이클링’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유통기간이 아닌 실질적인 유통기간을 센서가 제시함으로써 엄청난 음식물쓰레기 절감효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만약 정부나 유관기관이 이를 사용할 경우 쓰레기발생량에 대해서도 효율적인 파악과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날이 발전하는 IT기술을 사회 전체의 이익과 접목시켜보는 시도가 눈여겨볼만 했다.
자원순환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
이 날 발제 후 준비된 질의, 응답과 토크콘서트 시간은 1시간이 넘게 진행돼 예상 시간을 훌쩍 넘겼다. 지역경제, 뷰티업계, 업사이클, IT계열, 디자인계열 등 다양한 업계에서 온 참여자들의 밀도 높은 질문과 생생한 피드백 덕택이다.
특히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곳은 독일계 IT기업 이즈잇프레시다. IT기술을 활용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이야기가 반갑기도 하고, 낯설기도 해서다. 일부에서는 “감시받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며 사생활침해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는 이즈잇프레시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시장 전체가 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히 기술발전으로 인한 긍정적인 면이 존재하기에, 무조건 시도조차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대체로 동의했다. 궁극적으로는 자원순환을 위한 센서칩이, 본래의 목적대로 잘 사용될 수 있게끔 어떤 점을 더 보완해야할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포럼을 통해 환경과 관련한 고민이 분야·업계와 상관없이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1월에 개최할 제4회 새활용포럼은 다양한 참여자들이 환경에 대해 더욱 실질적이고 활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